상한제 발표에 상경한 '지방 큰 손'…강남 고가아파트 사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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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9-10-17 10:52 조회2,09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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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서울 아파트 외지인 매수 6월 이후 증가…공급위축, 지역별 집값 격차 확대 등 영향]
정부가 서울 집값 급등세를 잡기 위해 지난 6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확대 시행 계획을 예고한 뒤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외지인(外地人)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이 대폭 증가했다.
시내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지속된 가운데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신축 공급이 줄어들면 집값이 더 뛸 것이란 인식이 확산 돼 지방 ‘큰 손’들이 다시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8586건 가운데 매입자 주소지가 서울이 아닌 ‘기타 지방’은 1705건으로 전체 거래의 약 20%를 차지했다. 거래된 매물 5채 중 1채는 외지인이 샀다는 의미다.
자치구별 거래량을 보면 송파가 18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남(162건) 노원(140건) 강동(102건) 서초(98건) 성동(90건) 마포(84건) 순이었다. 중소형 주택 위주인 노원구를 제외하면 시세 10~20억원대 고가주택이 밀집한 지역의 거래량이 많았다.
지난해 9·13대책 발표 이후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은 크게 줄었다. 2018년 10월 2500건에서 11월 787건으로 1/3 수준으로 쪼그라들었고 올해 1~4월엔 매월 300~400여건에 그쳤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반등한 5월(699건)부터 외지인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량은 다시 증가했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상한제 시행 계획을 공개한 6월 911건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이어 7월 1498건, 8월 1705건으로 연중 최대 거래량을 잇달아 경신했다.
이 기간 강남권을 비롯한 시내 주요 대단지 아파트값은 신고가를 경신했다. 대치동 학원가와 인접한 ‘래미안 대치팰리스’ 전용 94㎡(5층)은 지난 8월 15일 29억2000만원에 팔려 같은 평형 한달 전 매매가격(27억3000만원)보다 1억9000만원 뛰었다.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19층)도 8월 20일 19억5000만원에 매매돼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5월 거래가격(16억~16억8000만원)보다 2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앞서 박주봉 중소기업 옴부즈만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단기 가격 급등은 지방 거주자들의 상경투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아파트는 가격 상승세가 지속된 반면 지방 주택시장은 침체되면서 가격 격차가 더 벌어졌다”며 “저금리 상황에서 앞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적극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시행하면 서울 도심 정비사업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공급이 축소될 것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경투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서울 외곽이 아닌 도심 공급을 늘려 수요를 분산시키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업계에선 약 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3기 신도시 토지보상금이 시중에 풀리면 이런 현상이 더 심화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방 상경투자와 함께 현금부자들의 ‘증여’로 추정되는 거래도 최근 들어 증가세다. 8월 서울 아파트 매입자 중 20대 미만은 234명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 1월(70건)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한편 정부는 최근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거래가 늘어난 점을 대거 포착하고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국세청 등 32개 기관 합동으로 정밀 조사에 나섰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 및 마포·용산·성동·서대문 등 고가주택이 밀집한 8개 자치구가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유엄식 기자 u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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